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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

이덕일의 조선 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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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군주학의 기틀을 잡고, 자신의 선택을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 보기를 희망하며 쓴 그 때 그 책

 

 

 

조선왕을 말하다- 이덕일

 

이덕일은 1961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사의 핵심 쟁점들을 명쾌하게 풀어냄으로써 역사 대중화와 동시에 한국역사서 서술의 질적 전환을 이뤄낸 우리 시대 대표적 역사학자이다. 그의 많은 서적들은 일제 식민사관 중화 패권주의 사관에 의해 왜곡된 우리 역사를 복원해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역사문화 연구소 소장이며 시대와 인물을 읽어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저술에 힘쓰고 있다.


오래된 나의 기억에 아버지는 새벽 3~4시경에 일어나셔서 뭔가를 읽고 계신 모습으로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책도 그리 많지 않은 시절이니까 1주일 전에 배달된 신문 정도였으리라. 글을 쓰시면 서체가 놀라웠고, 일을 한 가지 하시면 그 정돈감이 어린 나의 눈에도 놀라울 정도이셨다. TV 사극을 언제나 보시곤 하셨고 난 사극에서 느낀 감동보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더욱 역사적인 사실 같고 재미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되면 아버지처럼 저렇게 역사를 꽤 뚫고 언제나 되면 글씨체도 저렇게 정갈하고 멋들어지게 쓸 수 있을까 늘 생각하곤 했다. 그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 그 후 세상을 헤치고 나아가는 힘을,  신체는 약하시지만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신 어머니로부터 공유받게 되었다.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삶을 한 어깨씩 걸치고 나아갔어야만 했다. 그리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버티면서 나의 엘리시온을 얻었다. 영문학을 하다보면 살짝 나도 모르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멀어짐을 느끼곤 했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그늘은 언제나 나에게 내리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책방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함께 우리 역사를 다시 접할 수있는 기회를 나에게 베풀어 주었다. 우리 나라 역사책을 읽어가면서 읽어가는 도중 새삼 또 한 번 아버지가 그리웠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아버지처럼 역사속에 나 자신이 있는 냥 그렇게 남에게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도 계속되었다. 여러가지 책을 보다가 어떤 지점에서 이덕일 이라는 분의 책을 출판되는 대로 읽기 시작했는지는 생각 나지않지만 나는 읽고 많은 손님들에게 권하고 팔았던 기억이 새롭다. 뭔가를 모르다가 알아가는 그 희열 때문에 나에게, 혹은 우리 독자들 모두에게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책 중 하나인 조선왕을 말하다는 어떤 책일까?



역사는 한 두 사람의 영웅이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국왕이나 재상이 한 나라의 앞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웅사관이 계속 힘을 발휘하는 것도 사실이다라는 전제로 저자는 이 글을 쓰고 있다. 현재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 시대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사회를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며, 역사의 기록들을 거울 삼아서 현재를 모습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기를 기원하면서, 앞선 수레바퀴인  조선왕들의 기록을 분석하고 비평하고 설명해 놓은 평설이다.

 

총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악역을 자처한 임금들에 태종과 세조의 이야기가 있다.
모든 군왕은 성군으로 기록되고 싶어하지만 역사가 자신에게 부여한 악역의 길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간 그런 군주 태종.
시대를 읽지 못하는 인물이 권좌에 오른 사회는 여러 부분에서 불행에 처하게 마련이고, 사회 통합은 좌절되고 각종 소모적 논쟁으로 치달았던 세조.

제2부는 신하들에게 쫒겨난 임금들에 연산군과 광해군 이야기가 있다.

인재들을 죽음으로 내몬 리더의 지적 능력 부족으로, 뜻이 옳아도 우군이 없는 고립된 권력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여준 연산군.
세른 세 살의 준비된 임금, 시대를 앞서 갔지만 신하를 설득하지 못한 비극의 군주 광해군.


제3부는 전란을 겪은 임금들에 선조와 인조 이야기가 있다


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당쟁 줄타기만 하던 임금, 수많은 전란 징후를 막지 못해 백성들도 그를 버린 임금 선조.
전란 후 국익 보다는 당론을 앞세우며 피의 보복을 부른 정치 실종, 다시 전란을 부른 임금 인조.

 

제4부는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에 성종과 영조 이야기가 있다.

 

남의 힘으로 왕이 된 임금, 현실과 타협하며 힘을 기른 후 신진 사림에 탄핵. 언론권 주면 시대의 금기와 맞선 성종.
과거사를 지우고 싶은 임금, 탕평을 제안했지만 검소한 군주의 눈물도 양반을 누루진 못한 군주 영조.

 여덟 군주의 기록속의 목소리를 볼 수 있는 책이며, 쟁쟁했던 그 시대의 소리들이 가득하다. 역사서의 내용이지만 현재에 비추어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내 영혼을 뒤흔든 그 때 그 글귀들

1) 권력은 칼로 창출하지만 유지는 독서로 한다.

2) 명분은 때로 실용보다 중요하다.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3) 가치관은 그 어떤 물질보다 중요하다.

4) 사람 장막에 갇힌 권력자는 이들이 보여주는 환상에 도취된다. 권력이 사라지는 날 이들이 새 권력에 붙어 자신을 비판할 때에야 진실을 보게 되지만 이미 때는 늦다. 이것이 영원히 반복하는 권력의 속성이자 인간의 속성이다.

5) 리더은 시대적 소명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지적 능력이 요구된다.

6) 절차의 투명성은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7) 최고 지도자의 콤플렉스를 씻는 유일한 방법은 성공한 정치일 수밖에 없다.

8) 유능한 지배층과 무능한 지배층을 가르는 기준 중의 하나가 현실인식 문제이다.

9) 지배층이 피지배층의 신뢰를 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이다.

10) 모든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11) 정치는 상대방이 자신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12) 정치가는 냉철한 현실 인식 위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직업이다.
13) 현재의 권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재 행위의 결과물인 미래일 뿐이다,

14) 세상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경쟁할 때 발전하는데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15) 지도자가 후세에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좋은 후계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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