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순간, 그 현재의 순간을 살고 싶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은이 소로는 미국 동부에 있는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체벌에 반대해 2주 만에 사직했다.
가업인 연필 제조의 일을 돕기고 하고, 형과 사립학교를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고 인두세를 거부해 감옥에서 하룻밤 갇히기도하고 익명인의 도움으로 나오게 된다.
그가 남긴 여러 글 중에 '시민의 불복종'은 인도 정치인 간디에게 사상적 끈을 제공한다.
45세의 젊은 나이로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군' 이라는 말을 마친후 얼마지나지 않아 봄바람에 이슬이 사라지듯 그는 돌아갔다.
나의 영혼을 뒤흔든 그 때 그 책 '월든'은 나에겐 남달랐다.
어쩌면 도시 생활을 한 번에 청산하고 시골 서점을 여는 계기가 되게 해준 책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자립해 경제적인 독립을 이룬 후에는 보통은 정착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자연스럽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어느정도 여유가 되자 모두 털어서 산 넘고 물 건너 북한이 바로 코 앞인 지역에서 책방 문을 열게된 것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았지만 그들이 내 삶의 주인공은 아니니까..
나는 나의 삶의 정수를 마실거야라는 각오를 하면서 낯설은 지역으로 향하게 했던 이 책...
거기에다 더해서 이 책의 영향아래 한국판 월든 (임진강가) 옆에 통나무집 보다는 좀 더 큰 별채를 마련한 렐러티브 R 이 나를 꼬이니 나는 울고 싶은 데 빰때려 준 격으로 낼름 회색도시 서울 생활을 청산하게 되었다.
임진강변의 그 별채는 소로의 정신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보름달이 뜨면 강물은 아득했고 달빛은 총총했다.
봄이면 생명이 꼬물거리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면 나뭇잎 울창한 속으로 매미 소리 가득했다.
톡톡 아침 이슬에 가을 밤이 떨어질 때면 내 마음도 더욱 깊어가고 정갈해짐을 느꼈고, 멀리 보이는 살얼음 덮힌 겨울 임진강은 감악산을 배경으로 한 해를 접을 준비에 시름인 듯도 보였다.
그 강가 그 집에서는 겨울밤이면 난로 주위에 도란도란 앉아 칠면조를 굽는 크리스마스 깊은 밤이 되풀이 되곤 하였다.
월든이 쓰여질 때 우리나라는 조선 25대 왕 철종시대인 1854년 이었다.
월든은 사람이 사는 곳과 거의 2km 정도 떨어진 호수의 이름이다.
그 곳에서 소로 스스로 통나무집을 지으면서 살았던 2년여의 기록이다.
누군가는 소로가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거절을 당하고 난 후 월든 호숫가로 들어갔다고도 한다.
하지만 인간이 뭔가 생각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어디 한 가지만이 영향을 미치던가...
소로 본인은 삶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마주하며 살고 싶어서, 인생의 진짜 가르침을 배울 수는 없는지 알고 싶어서 혹은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내가 헛살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하니..
그의 생각이 어찌되었던 그는 월든 호숫가의 스스로 지은 통나무집에서 2년 여를 보낸 후 걸작 월든이 태어났고,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그의 삶처럼, 그의 생각처럼 살아보고 싶도록 유도한 장본인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뼈속까지 자유롭고 싶은 소로가 2년간 호숫가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스스로 자연이 되어서 인생의 진짜 가르침을 배웠는지는 차치하고 그의 죽음 이후에는 헛살았다고는 볼 수 없음이 증명되었다.
아무 것도 없고 단지 무심한 월든 호수와 소로가 살았다지만 기록이 없으면 그냥 잊혀질 그런 통나무 집으로 전세계의 사람들이 그의 숨결을 느끼러 그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매년 찾아가곤 하니 말이다.
그는 경험에서 적어도 이렇게 배웠다라고 적고 있다.
사람이 자기가 꿈꾸는 방향으로 자신있게 나아가고 자기가 그리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면 평범하게 살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얻는 것이라고 ....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성공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짐작키 어렵지만...
그의 사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점점히 흩어져 현대를 살아가는 이 지구 사람들의 숲 속 안식처로 영원히 남아있음이 그의 생각지도 못한 성공의 한 자락은 아닐지...
본인의 서고에 있는 책 900여권 중에 본인이 저자인 책이 700여 권이었다는 소로..
하지만 이제는 전세계의 지도자들의 손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 저자의 내밀했던 생각들을 다시 한 번 음미 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내 영혼을 뒤흔든 그 때 그 글귀들
1)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의 운명을 결정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운명을 지시한
다.
( What a man thinks of himself, that it is which determines or rather indicate, his fate.)
2) 인간의 본성에서 가장 섬세한 특성은 과일의 과분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보존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는다.
(The finest qualities of our nature, like the bloom on fruits, can be preserved only the most delicate handling. Yet we do not treat ourselves nor one another thus tenderly.)
3) 날씨가 어떠했더라도, 그때가 낮이었건 밤이었건 어떤 시간이었건간에 나는 순간을 잘 활용하고 내 지팡이에도 그 순간을 새겨 넣고 싶었다.
과거와 미래라는 두 영원이 만나는 정확한 현재의 순간, 그 현재의 순간에 내 발끝을 대고 서고 싶었다.
( In any weather, at any hour of the day or night, I have been anxious to improve the nick of time, and notch it on my stick too ; to stand on the meeting of two eternities, the past and future, which is precisely the present moment ; to toe that line.)
4) 한 권의 책을 읽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 시대를 연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우리의 기적을 설명하고 새로운 기적을 보여줄 책이 우리를 위해 존재할 수도 있고, 지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어느 책에선가 표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5) 이렇게 우리 인간의 목숨은 죽어도 뿌리는 남아 여전히 영원을 향해 푸른 풀잎을 내민다.
6)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쫒겨난 봄날 아침에도 월든 호수는 이미 존재했을 것이다.
그때도 엷은 안개와 남풍과 함께 찾아온 부드러운 봄비에 호수의 얼음이 녹고, 아담과 이브의 타락에 대해 듣지 못한 오리와 기러기들이 수면을 뒤덮었을 것이며 이 맑은 호수는 그들을 만족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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