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반쪽이를 찾는 인류의 대장정을 엮어낸 책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1. 제목 및 저자 소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는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장편소설, 중단편 소설을 펴냈고, 200여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10여년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 국제대학 및 사회과학대학에서 초빙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한국번역가상을 수상했으며 소설 부문에서 대산 문학상을 수상했다.
2.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20여년 전 한국에 그리스 로마 신화 열풍이 거세게 일었던 적이 있었다.
외국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전시대에 비해서 많은 경험과 정보가 대중에게 열리게 되면서 타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서적은 그 궁금증을 일반 대중에 알려주기에 차고 넘치도록 가득한 이야기와 화보집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베개 만큼 두꺼운 서양미술사 책에서 겨우 겨우, 간간히 접하게 된 화보에 비해서 그의 이야기와 그림들은 얼마나 가슴뛰게 했던가 결국에는 그 궁금증을 가슴에 안고, 책방 문을 걸어 잠구고, 가족을 이끌고 미술관으로 그리스 로마전을 보러 갔었던 때가 어제인 듯 생생하다.
이윤기의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그리스 로마신화는 인류의 목적이 결국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읽기 시작한 책이다.
3. 글쓴이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조선 민족인 글쓴이가 본인과 무관할 것 같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좋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풀어서 다시 쓰기를 좋아한 이유는,이 신화이야기가 자신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 민족으로서의 우리이기도 하지만 보다 넓은 의미 즉 인류의 한 갈래로서의 우리에 더욱 관심이 가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고 자신을 이 세상에 나오게 한 사건의 배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처음에는 모른다.
세월이 지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을 되풀이하게 되고, 나이를 먹으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죽음의 경험을 되풀이한다.
이 공통된 경험의 굽이굽이에 잠복해 있는 많은 사건을 겪게 되고 곧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와 같은 본능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인류이면 누구나 거치게 되는 이런 과정을 인류학자는 통과의례라 부른다.
이런 사건들을 어떤 일에 견주어가면서 설명하는 이야기, 신화이야기( 원형신화)가 인류의 한 갈래로서의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옛 사람들의 생각, 인간의 바닥을 흐르는 저 낯선 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론 우리 안을 흐르는 저 강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부절과 같은 신화가 있다.
우리는 이 신화로써 세계의 전모, 인간의 바닥을 흐르는 낯선 강의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왜냐고? 신화는 상징이기 때문에, 깨어진 유리 조각 반을 우리가 지니고 있다면 그 나머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한 낯선 강의 파편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글쓴이가 결국 그리스 로마신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류가 지닌 원형신화들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아직도 알지못하는 우리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짚어가고 싶은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찾으려는 자에게만 그 모습을 보여주는 현재 남아있는 그 부절로 찾지 못한 남은 부절을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우리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에 상상을 거듭하기를 요청하기 위해서이다.
신화는 상상에 상상을 거듭하는 사람에게만 속내를 드러낸다고 하면서.......
이 책에서는
이윤기는 인류의 내면으로 깊이 흐르는 강물에 맞닿기 위해 사랑이란 주제로 다가가고 있다.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랑에 암염소를 사랑한 헤르메스, 황소를 사랑한 크레타섬의 왕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 이야기
사랑해선 알 될 사람에서는 이성쪽으로는 눈을 돌리지 않는 휘폴리토스를 향한 파이드라이야기,오라비를 사랑한 뷔블리스 이야기, 에로스의 화살을 맞고 아버지를 사랑하게 된 스뮈나르 이야기
태양의 신 아폴론이 지극히 사랑한 휘아킨토스 이야기
여성 동성애꾼이었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지위가 열악한 여성들을 위해 해방 운동을 시도한 열 번째 뮤즈로 극찬받던 시인 사포이야기
친어머니인줄 모르고 친어머니와 결혼한 비운의 왕 오이디푸스 이야기
전쟁나간 아버지 몰래 아이기스토스와 사랑에 빠진 어머니를 아버지 아가멤논을 위해서 복수하는 엘렉트라이야기
비뚤어진 사랑을 한 댓가로 자식의 무덤이 되어버린 제 육신을 저주하는 테레우스 이야기
잃어버린 반쪽이를 자기 자신에서 찾는 대책 없는 나르키쏘스 이야기
인간의 미래를 훤히 꿰뚫어볼 수 있는 것은 양성인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테이레시아스이야기
여자의 몸으로 여자와 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러나 신의 도움으로 남자가 되어 사랑하는 이안테와 결혼하게 된 이피스 이야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야기 바빌로니아의 퓌라모스와 테스베 이야기
헬레스폰토스 해협 건너편 아프로디테 신전의 여사제(매춘부)인 헤로를 사랑한 레안드로스의 파멸이야기
나무의 요정 포모나를 사랑하는 순박한 청년 베르툼누스가 노파로 변신해서 그녀에게 간접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함으로써 결국에는 사랑을 얻은 이야기로 포모나와 베르툼누스이야기
4. 내 영혼을 뒤흔든 그 때 그 글귀들
1) 아담은 흙이라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아다마에서 나온 말이고, 인간을 뜻하는 휴먼은 라틴어 호모에서 나온 말이고 호모는 흙을 뜻하는 호무스에서 나온 말이다.
2) 부절을 뜻하는 말이 그리스 원어에는 쉼볼론이다. 서로 맞추어보는 일은 쉼발레인이다 상징을 뜻하는 영어 단어 심벌은 바로 이 쉼발레인에서 온 말로 서로 맞추어보다라는 뜻이다.
3) 신화는 우리가 떠나면서 숨겨놓고 온 혹은 우리의 아버지가 숨겨놓고 떠난, 인간의 꿈과 진실이 서려 있는 신표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칼도막 혹은 칼과 신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진실은 아름답다는데 삶의 진실은 아름다운가? 아름다운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늘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진실은 우리 손가락을 씀벅 베어버리는 칼날이다. 진실이란 참으로 무시무시한 것이다.
5) 고대 그리스어 파이도필리아 라는 말은 남색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파이스(청년)에 대한 필리아(사랑) 일 뿐, 우리가 짐작한 것만큼 추악한 말은 아니다.
6)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짝이 됨으로써 인간의 심층 심리를 대리 체험한 오이디푸스 왕의 이름 오이디푸스는 부은 발이라는 뜻이다.
7) 헤로와 레안드로스 이야기에 감동한 나머지 그리스를 좋아하는 사람 (필헬레네제), 바이런은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었는데도 너비가 2킬로미터가 가까운 해협을 한 시간 10분간 몸소 헤엄쳐 건너기도 했다.
8) 처녀의 이름 포모나는 과실을 뜻하고 베르툼누스는 계절의 변화를 뜻한다. 계절의 변화( 베르툼누스)를 알지 못하면 과실은 농익다 못해 썩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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