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도산 달 밤에 핀 매화 - 이 황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 기운이 차가운데
매화 가지 끝에는 둥그렇게 달이 떴다
살랑살랑 미풍을 기다릴 것도 없이
온 집안이 맑은 향기가 절로 가득하다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 이 이
매화는 본래부터 환히 밝은데
달빛이 비치니 물결 같구나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뻐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매화꽃 마주보며 마음 씻으니
오늘 밤엔 한 점의 찌꺼기 없네.
매화는 본디 같은 꽃이건만 - 헤르메스
녹색 잎에 흰 꽃 그대는 같은 이 이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오백년을 넘나드네
향기 절로 가득하길 비는 마음과
마음 맑게 씻어줄 찬 기운까지
뿌연 하늘 바라보다가 떠오르는 이
반갑구나 반복된 그의 모습속에
찾았네 고결한 청초함이여
● 16세기를 살다간 이황과 이이는 첫 봄을 알리는 매화를 보면서 각자의 생각을 그려놓았다.
난초를 유달리 사랑했던 퇴계가 보름달 아래서 느꼈을 매화에 대한 감정은 소슬하다.
16세기 중반의 천재인 율곡 또한 해년마다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를 매화에서 느끼면서 봄 밤의 조용하지만 청량한 밤을 보냈으리라..
21세기에서 봄을 맞는 나는 그들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나역시 매화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적어보았다. 각자 사는 곳도 시간도 다르지만 그래도 공통된 점은 시공을 초월하여 매화에게 기대는 마음은 맑은 기운, 각자를 일깨워주는 새로운 기운, 반복된 생활속에 낀 때를 씻어주며, 청초함을 불러일으켜 주는 매개체로써의 역할을 기대했으리라.......
728x90
반응형
'소소 감동 글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튜브에 너무 자주 뜨는 김희애의 부부의 세계를 보다가 실전 말고 사랑을 책으로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참고 귀절 ㅎ (0) | 2020.04.18 |
---|---|
나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 문장들 (0) | 2020.04.15 |
책 속에서 발견한 감동 글귀와 탁월한 문장들 (0) | 2020.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