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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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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쫒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라고 알려주는 그 때 그 책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옮긴이 이윤기

 

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 서북부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에코(천국으로부터의 선물이란 뜻)라는 성은 시청직원이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기호학자, 미학자, 소설가이다. 독선과 광신을 경계하고 언제나 명석함과 유머를 잃지 않았던 그는 촘스키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2위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의 나이 48세였던 1980년 에코의 이름이 전세계에 알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 소설 장미의 이름을 출간했다. 

 

그는 장미의 이름 외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마지막 소설 제 0호를 출간한 뒤 2016년에 타계했다.

 

그는 유언으로 본인 사후 10년간은 그를 주제로 한 어떤 학술 대회나 세미나도 추진하거나 허락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옮긴이 이윤기는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기독교학과를 수료했다. 

 

1977년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91년부터 96년까지 미시간 주립대학 종교학 초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윤기는 1984년 장미의 이름을 번역했다. 처음에는 출판하겠다는 회사가 없어 원고가 2년을 겉돌다가 1986년 열린책들에서 펴내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오금이 저렸다고 한다. 

 

그 후 강유원박사의 지적 중 260 군데를 바르게 손보아 다시 한번 이 책을 펴냈다. 

 

그는 200권 이상의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책들을 번역해서 한국 사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2010년 타계했다.




장미의 이름을 읽게 된 것은 방황하는 청춘의 시절 나의 20대였다. 생계와 학업을 동시에 진행해야했던 그 시절은 머리는 하늘에 닿아 있었고 한 편으로 신체는 땅에 닿은 듯 감정이 들끓던 시기였다. 

 

장미의 이름이라고 쓰인 지금과는 다른 표지의 이  책은 누군가의 권유로 빌려서 읽었던 것 같다. 

 

생활은 분주하고 할 일은 많았지만 책 구하기가 싶지 않았던 곳인지라  제목이 참 특이하구나하며 읽어갔던 기억이 난다. 

 

다만 책 제목만큼 살랑살랑한 그런 책이 아니었다는 것만 기억에 남을 뿐.. 

 

그 다음 시도는 당연히 그리스 로마문화에 대해서 궁금해하던 시절 나의 엘리시온에서였다.. 

 

그 때 즈음에는 에코의 명성을 간간히 접했던 때라 각오를 다시 하고 책을 집어들었다.. 

 

여전히 쉽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장을 넘겼다.. 다소 뭔가 잡힐 듯 했다..

 

그 다음 시도는 거울 앞에 선 듯한 시기에 다시 집어들었다. 이렇게 멋지게 변한 겉장을 만지면서..

 

제는 시간도 있고 읽어서 독자에게 전달해야할 책들에게서 쫒기지도 않아도 되었다. 

 

차분히 책에 대한 인물들을 적어가며, 파악하고 읽어갔다. 마지막 장을 넘겼다.

 

 에코가 하고자 하는 말이 이제는 잡혔다. 

 

에코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말이 다른 것일지라도 나는 이렇게 파악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겠느냐.........라고.

 

 

장미의 이름의 시간적 배경은 알리나르도 (고해신부 거의 100세) 가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고 고집하는 1327년 11월이다. 

 

왜 천년이 시작된다고 하는가하면 알리나르도는 천년은 그리스도의 죽음으로부터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지배, 즉 예수의 죽음 후 3백 년부터 계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1327년이라도 그에게는 천년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공간적 배경은 1327년 11월 말경이며 엄청난 장서관을 소유하고 있는 수도원이다.

 

그 수도원에서 7일간 벌어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그 당시 멜크 수도원의 젊은 베네딕트 수련사였던 나를  루트비히 직신인 선친은 이탈리아도 두루 견문케 하고 황제 대관식도 직접 보게 할 요량으로 수도원 밖으로 이끌어내셨다.

 

그 와중에 피사가 포위되자 선친은 전투에 몰두하실 수 밖에 없었고, 나는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큰 도시 및 큰 수도원을 차례로 순방하고 있는 배스커빌 사람 윌리엄 수하에 놓여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의 요점은 인간이 책을 쓸 때는 재미와 교훈을 주기 위함이고 삶의 지침으로서 길잡이의 역할이 되어야 할 기능을 넘어서 지나친 공경의 대상이 되어버림으로서 주체와 객체가 전도되어버림을 경계하는 것이 골자이다. 

 

수많은 미로와 수많은 인용구를 하나 하나 짚으며 읽은 후에 남는 한 줄의 말은 '고기를 잡으면 그물을 버리고, 높은 데 이르면 사다리를 버려야 한다'라는 경구이다.

 

 

내 영혼을 뒤흔든 그 때 그 글귀들


1)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해서 진리는 우리 앞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세상의 허물을 통해 그 진리를 편편이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사악한 의지에 물든 것처럼 보이거나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해도 이제는 이 진리의 표적을 가려 볼 수 있어야 한다.


2) 가짜 그리스도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 그것은 자연의 비밀을 배우고, 지식으로 인류를 깨우쳐 나가는 것.

3) 공허한 말, 웃음을 유발하는 언사를 입에 올리지 말지어다..

4)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비밀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드러내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고, 그 드러내는 시기와 방법을 식자가 온당하게 가려야 한다는 뜻이랍니다.


5) 세상에 거울이 있으려면 먼저 세상이 모습을 얻어야 할 것이다.


6) 웃음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것으로, 그것은 그의 이성성의 기호입니다.


7) 먼저 규칙을 찾고, 그리고 나서 예외적인 것을 설명해 보자.


8) 성공하기 직전까지도 내게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9) 먼지가 되고 재가 된 한 여자의 아름다움을 놓고 싸운 헥토르와 아킬레우스, 아가멤논과 프리아모스 중에서 누가 옳았는지를 지금 와서 무슨 수로 시비할 수 있으랴..


10 ) 사랑하는 대상에게  선이 될 만한 것을 바라는 것이 참사랑이다.


11) 자연의 경이가 곧 천국


12)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13) 가짜 그리스도는 지나친 믿음에서 나올 수도 있고, 하느님이나 진리에 대한 지나친 사랑에서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14)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15)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겠느냐?


16) 유용한 진리라 하는 것은 언젠가는 버려야 할 연장과 같은 것이다.


17) 나는 곧 모든 차이가 잊히고, 같음과 다름에 대한 분별이 없는 깊고 깊은 바닥에 내려앉는다.


18) 지난 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 ,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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